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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속의 달고나

애드지니 2025. 9. 3. 14:35

사라진 달고나의 추억

한때 골목 어귀마다 자리했던 달고나는 단순한 군것질거리가 아니라, 어린 시절의 놀이와 설렘을 함께 품고 있던 특별한 간식이었다. 동전 몇 개만 있으면 달고나 판 앞에 서서 설탕이 녹아가는 장면을 지켜볼 수 있었고, 성공적으로 모양을 따내면 작은 성취감에 마음이 벅차오르곤 했다.

 

지금은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달고나 라떼’ 같은 메뉴로 변주된 모습만 남아 있을 뿐, 동네 골목에서 불에 달군 국자에 설탕을 녹이고 소다를 살짝 넣어 부풀려내던 풍경은 이제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이 글에서는 달고나가 지녔던 매력과 문화적 의미, 사라지게 된 이유, 그리고 남겨진 가치를 차례로 돌아보고자 한다.


달고나의 매력과 풍경

달고나는 단순한 간식 이상이었다. 설탕과 소다만 있으면 만들 수 있는 간단한 음식이었지만, 그 과정에서 생기는 작은 드라마가 아이들의 발걸음을 이끌었다. 달궈진 국자에 하얀 설탕이 녹아들고, 소다가 들어가는 순간 부풀어 오르는 장면은 늘 신기하게 다가왔다. 철판 위에 부어지면 순간적으로 굳어지고, 동전이나 작은 틀로 모양을 찍어내는 순간 아이들의 눈은 설렘으로 반짝였다.

추억 속의 달고나

 

특히 모양을 깨뜨리지 않고 끝까지 따내는 일은 단순한 놀이를 넘어 도전의식과 집중력을 요했다. 하트, 별, 동그라미, 우산 같은 모양은 난이도에 따라 아이들의 긴장감을 달리했으며, 성공하면 주인아저씨나 아주머니가 새 달고나를 하나 더 주는 ‘보상’도 있었다. 이런 과정은 단순한 먹거리의 차원을 넘어, 어린 시절의 경쟁과 성취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배우게 해주었다. 결국 달고나는 맛뿐 아니라 놀이적 재미와 사회적 경험을 함께 담고 있던 간식이었다.


동네 달고나의 추억과 의미

달고나는 학교 끝나고 모여들던 아이들의 작은 놀이터였다. 친구들과 몇 백 원을 모아 여러 개를 사서 서로의 모양을 비교하거나, 누가 더 오래 버티는지 겨루는 시간은 하루 중 가장 즐거운 순간이었다. 달고나 판 앞에서 들려오던 웃음소리와 탄식, 그리고 성공의 환호는 동네 풍경의 일부였다.

 

달고나는 또한 부모 세대와 아이 세대를 이어주는 매개체였다. 부모 역시 어린 시절 달고나를 경험했기에, 아이가 손에 들고 있는 달고나를 보면 함께 추억을 공유할 수 있었다. 단순한 설탕 간식이었지만, 그 속에는 세대를 이어주는 공통된 기억이 담겨 있었다. 그래서 달고나는 하나의 음식이자, 공동체적 문화로 기능했다. 오늘날의 디지털 게임이나 온라인 간식 문화에서는 좀처럼 느낄 수 없는 따뜻함이 바로 달고나의 매력이었다.


달고나가 사라진 이유

그러나 정겹던 달고나는 어느새 동네 골목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첫 번째 이유는 생활 환경의 변화다. 위생과 안전에 대한 기준이 높아지면서, 길거리에서 불을 피워 국자에 설탕을 녹이는 방식은 점차 기피 대상이 되었다. 또한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설탕’ 자체를 멀리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도 큰 영향을 끼쳤다.

 

두 번째 이유는 놀이 문화의 변화다. 과거에는 동네에서 친구들과 모여 소소한 재미를 찾았지만, 이제 아이들은 스마트폰과 온라인 게임을 통해 즉각적이고 화려한 즐거움을 얻는다. 달고나처럼 인내와 기다림, 손끝의 섬세함을 요구하는 놀이는 점점 설 자리를 잃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도시 재개발과 생활환경 개선도 달고나를 사라지게 한 원인이다. 좁은 골목과 노점이 정비되면서 달고나 판을 펼칠 공간이 줄었고, 아이들이 길에서 자유롭게 어울릴 수 있는 분위기 또한 점점 사라졌다. 이렇게 여러 요인이 겹치며 달고나는 동네에서 자연스럽게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추억 속의 달고나

오늘날에도 간혹 축제나 전통시장 한편에서 달고나를 볼 수는 있지만, 그것은 더 이상 일상의 풍경이 아니라 이벤트성 체험으로만 남아 있다. 카페에서 달고나를 활용한 음료나 디저트를 즐길 수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모습일 뿐, 골목길 달고나 판 앞에서 아이들이 웃고 떠들던 정취와는 다르다.

 

달고나의 사라짐은 단순한 간식의 부재가 아니라, 동네 공동체와 놀이 문화의 변화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고나는 여전히 많은 이들의 마음속에 남아,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 언젠가 다시 일상의 한 부분으로 달고나가 돌아올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그 기억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세대를 잇는 따뜻한 연결을 이어갈 수 있다.